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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고] 특정과 기피현상이 수련보조수당으로 해결될까?
작성일자 2023-11-15

전공의 수급이 어렵다.

가장 큰 이유는 ‘In and Out’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즉 인구대비 의사수는 OECD 꼴찌 수준인데 인구대비 병상수는 OECD 평균의 2.8배이므로 전공의 수급불균형은 사실 당연한 현상이다.

병상수에 맞춰서 의대정원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한 전공의 수급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의대정원 증원은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국가경쟁력을 좀먹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효과가 나타나는 데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공의 수급문제는 세대교체의 영향이기도 하다.

의대생과 전공의 또래를 MZ세대(1981~1996년생 밀레니얼세대와 1997~2012년생 Z세대를 합친 신조어)라고 하는데 이들은 삶의 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르게 말하면 요즘 의대생과 전공의는 과거와 달리 개천룡이 적고, 대부분 부족함 없이 자랐기 때문에 헝그리 정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즉, 전공의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전공의 수급불균형은 가속화될 것이다.

그러나 관점을 바꾼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다.

즉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라떼’를 강조하면서 전공의를 여전히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누리지 못했던 제대로 된 수련환경을 MZ세대 전공의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어떨까?

이를 위해서는 기존 세대와 정부가 각자 수행해야 하는 미션이 있다.

MZ세대 전공의에게 적절한 수련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수의 역할이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적절한 수련환경을 위해서는 OECD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의료이용과 병상수를 적정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이런 식으로 진료량을 줄여야 교수가 진료에 대한 부담 없이 전공의에게 충분하게 시간과 관심을 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진료량을 줄이면 ‘의료비(Cost) = 가격(Price) x 이용량(Quantity)’ 공식에 의해서 의료비를 크게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급여수가(진료보수)를 현실화할 수 있으므로 병원 운영에도 문제가 없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비수도권 지역의 의사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공의 정원비율을 6:4에서 5:5로 변경한다고 발표(통보)했다.

우리나라 인구분포가 5:5라는 점에서는 합리적인 판단이지만 의료기관과 병상수가 5:5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그러므로 병상수 감축 및 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권역별 인구를 감안하여 전체 병상수를 줄이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병상수를 5:5로 조정하고, 교수 숫자도 5:5로 만든 후에 전공의 정원비율을 변경해야 제대로 된 수련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고 현 상태로 강행한다면 비수도권의 전공의는 부실한 수련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수도권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정부(보건복지부)는 수급불균형 해결책으로 기피과 전공의에게 월 100만 원의 수련보조수당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전혀 실효성이 없다.

외과와 흉부외과에 이미 비슷한 선례가 있고,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당을 받는 기간은 4년이지만 전문의로서 활동하는 기간은 그것의 약 10배이므로 근본적으로 수가(진료보수)를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특정과 기피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련보조수당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어떤 ‘조치’를 취했다는 것에 방점을 둔 듯하다.

MZ세대 전공의에게 적절한 수련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추가로 필요한 것은 정부가 의료보장국가의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다.

의료보장국가의 첫번째 책무는 교수 연구비 지원이다.

교수가 연구와 교육에 시간을 할애하는 동안에도 병원은 계속 돌아가야 하므로 그 시간에 진료업무를 할 수 있는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정부가 교수의 연구비를 지원해야 수련병원이 추가인력을 고용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교수가 진료부담에서 벗어나 전공의에게 충분한 시간과 관심을 쏟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이다.

전공의는 피교육자이면서 피고용인이라는 두 가지 신분을 갖고 있다.

우리 세대까지는 피고용인 신분이 더 강조되었기에 부족한 일손을 메꾸는 저렴한 노동력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피교육자 신분의 비중을 높이고 수련의 질을 올려야 한다.

그러므로 정부가 전공의 인건비를 부담해야 수련병원이 전공의의 피교육자 신분을 존중할 수 있다.

수련보조수당으로는 부족하다.

세 번째는 수련병원에 대한 면세혜택이다.

면세혜택이 없으면 병원은 세금을 내기 위해서 비용을 아낄 수밖에 없고 수련병원은 전공의를 저렴한 노동력으로 사용할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료보장제도는 공급자의 영리추구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법인세를 포함한 각종 세금을 면제하는 것은 사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병원의 자본비용을 감가상각비로 보상하고 있지만 민간설립병원과 공공설립병원은 부지매입 등 출발선 자체가 다르므로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엄격한 질관리다.

의료보장국가는 교수 연구비, 전공의 수련비용, 수련병원에 대한 면세혜택과 자본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의료기관인증평가를 통해서 의료기관과 의료진에 대한 질관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

의료기관과 의료진에 대한 질관리가 선행되어야 수련의 질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전공의 수급불균형 해결을 위해서 최근 들어 중요성이 증가되는 것은 의사에 대한 신분보장이다.

즉, 건강보험 요양기관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무·경과실이거나 불가항력적인 경우라면 의사 개인이나 의료기관이 아니라 건강보험공단이 보상해야 한다.

의사의 진료행위는 경과에 대한 책무는 있지만 결과에 대한 책무는 없으며, 건강보험은 민간의료보험이 아니라 공적의료제도(공공의료)이므로 운영과 관리의 책임이 의사나 의료기관이 아니라 보험자인 건보공단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때 보상의 기준은 최저임금이다.

환자나 보호자가 이에 불복하는 경우 민사소송은 할 수 있지만 형사소송은 성립하지 않는다.

살해나 치사를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은 수가에 위험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이를 공급자에게 주지 말고 공단이 모아서 가지고 있다가 보상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보공단이 의료사고 관련 보상을 적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사와 의료기관에 대한 엄격한 질관리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를 계약제로 전환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실력 없는 의사나 의료기관을 공급자시장에서 배제할 수 있고, 환자(국민)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전공의 수급불균형을 해결하려면 공급자와 보험자의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의료보장국가의 책무인 교수 연구비, 전공의 수련비용을 지원하되 건강보험 요양기관과 의료진에 대해 질관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무·경과실 의료사고시 의사에 대한 신분보장이 필요하다.

또한 전공의 정원비율을 조정하기 전에 병상수 감축 및 조정, 그리고 비수도권 지역의 교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출처 : 병원신문(https://www.khanews.com/)
링크 : https://www.kh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6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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