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는 전국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 여부를 5일 오후 발표한다. 이날 오전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의 모습.2018.12.5/뉴스1
대법원이 최근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설립이 추진됐던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 취소가 부당하다고 판결하면서 영리병원 관련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당초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녹지그룹이 영리병원으로 개설하려 했으나 국내 업체가 인수하면서 비영리 병원 개설로 전략을 바꾼 상태다. 현 상황에서 녹지국제병원이 영리병원 1호가될 가능성은 낮지만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에 영리병원을 개설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법원 특별1부는 지난 13일 중국 녹지그룹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이하 녹지제주)가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제주도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이에 따라 2심 재판부가 "녹지제주가 예상치 못한 조건부 허가와 허가 지연으로 인해 개원을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했던 판결이 확정됐다.
녹지제주는 2017년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전체면적 1만7679㎡)의 녹지국제병원개설 허가를 제주도에 신청했다. 제주도는 2018년 녹지제주에 내국인을 제외하고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 대상으로 병원을 운영하도록 하는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
녹지제주는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이 의료법 위반 논란이 있다며 3개월이 넘도록 개원하지 않았다. 제주도는 청문 절차를 거쳐 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했다. 의료법 제64조에 따르면 허가 후 3개월 동안 정당한 사유 없이 병원을 개설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영리병원은 의료계에서 오랜 기간 논란이 돼 왔다.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수익을 얻기 위해 병원을 고급화하고 의료서비스가 향상되며 고용도 늘어날 것이란 찬성 의견이 있다. 반면 재벌의 투자처로 전락해 의료 공공성이 무너지고 영리 목적에 따라 고가 진료를 유도해 의료비가 높아지는 부작용이 따른다는 반대 의견이 맞선다.
이번 소송 외에도 제주도가 내국인 진료를 금지한 조치와 관련, 녹지제주는 제주도를 상대로 조건부 허가 취소 청구 소송을 내 1심을 진행중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보고 위법 여부를 따지게 된다. 대법원이 내국인 진료 제한을 '예상치 못한 조건부 허가'로 표현한 2심 판결을 따랐기 때문에 해당 소송에서도 녹지제주가 유리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국내 기업에 팔아 영리병원 개설 가능성 낮아...시민단체는 "2호·3호 개설될 수 있다" 우려
녹지제주가 판결에서 승소했지만 국내 1호 영리병원을 개설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녹지국제병원 지분 75%를 국내 업체 우리들리조트의 자회사 디아나서울에 넘겼기 때문이다.디아나서울은 암, 난임, 세포치료 등 스마트병원의 인프라를 갖춘 비영리 병원 '우리들녹지국제병원'을 설립할 계획이다.시민단체들은 대법원의 판결에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제주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 상고를 기각한 시대착오적이고 퇴행적인 대법원의 판단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어질 감염병 사태에 대한 대처를 위해서는 공공의료의 확충이 필수불가결하다. 영리병원은 또 다른 영리병원을 낳으며 공공의료를 약화시킬 게 뻔하다"고 했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대선후보들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영리병원 정책을 폐기하는 제주특별자치도법과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의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며 "국민 모두의 건강권을 침해할 영리병원 반대와 법안 폐기의 입장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https://www.mt.co.kr/) 박다영 기자
링크 :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11915133621046&type=1 |
